|
주택공급 복병된 기준없는 학교시설 기부채납 개선 시급 -학령인구 감소에도 당초 협약대로 과도한 기부채납 강요… 텅빈교실 설치로 불필요한 사회적비용 낭비, 고분양가의 원인 - 대한주택건설협회(회장 정원주)는 주택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교육청이 개발사업자에게 과도한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교육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6월 21일부터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요율이 인하(0.8→0.4%) 되고 대상이 완화(100→300세대) 되지만, 부담금 납부 대신 교육청과 학교시설 기부채납 약정을 체결하는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과도한 비용부담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건설사업자는 사업계획승인 신청 전에 교육청과 학생 배정을 사전에 협의하고, 승인 신청 시 교육청 협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실상 교육청 동의가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청은 학생수용 관련 모든 사항을 주택건설사업자가 학교 측과 직접 협의하도록 사실상 강요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협의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부모회, 총동문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내세워 사업자에게 과도한 증축 등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주택건설사업자는 사업 추진을 위해 이러한 부당한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학령인구를 수용할 학급이 인근학교에 부족한 경우는 학급을 증축하거나 신설학교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학급 증 · 개축 외에 대규모 부대시설 설치, 추가 토지매입 등으로 법정 학교용지부담금 산정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기부채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주택사업자는 사업지연시 막대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교육청의 과도한 기부채납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례로, 경북의 1,000세대 규모 사업장에서는 부담해야 할 학교용지부담금이 약 63억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115억원의 기부채납 약정을 체결하고 나서야 교육청 협의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대전 지역 사업장의 경우 법정부담금 33억원의 무려 13배가 넘는 450억원 규모의 기부채납 협약을 체결한 사례도 있다. 이천 안흥지구의 경우는 3개 건설사가 약 2,730세대의 공동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초등학교 및 중학교 증축 목적으로 260억원의 기부채납 협약을 맺고 이행보증서까지 교육청에 제출해야 했다. 과도한 기부채납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초 협약 당시 학생 수요가 착공 이후 감소하여 학급수 조정이 필요한데도 관련 규정이 부재한 탓에 수분양자의 분양대금으로 과도하게 설치된 학급이 빈 교실로 남아있는 사례가 빈번한 것이다. 경기 이천시 백사지구(2개 블록, 1,861가구)의 경우 교육청은 초등학생 400명, 중학생 168명을 예상하고, 초등학교 18학급, 중학교 8학급 증축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공사를 마친 1블록 입주시기가 다가오자 실제 유발된 학생 수는 초등학생 30명, 중학생 10명에 불과했다.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2블록 입주시기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교육청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이다. 과소 수용 학교가 발생하는 원인은 학령인구 산정방식의 오류와 학급수 조정 근거 부재에 있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배포한 ‘2024년 지방교육재정 분석결과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개교한 지 3∼5년 된 학교(2019∼2021년 개교) 217개교 중 19개교가 학생 과소수용 학교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여전히 유사 지역의 통계에 근거한 학생유발률을 단순 활용함으로써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약정체결 시점의 교육청 추산과 입주시점의 실제 학급 수요간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지만, 입주시점에 실제 학생 수를 기반으로 학급 수 재협의를 요청하는 데 대해 교육청에서도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법적근거가 없어 기존에 체결한 협약내용의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학급 수 등 기부채납 규모가 확정되면 사실상 조정이 어려워, 지역 실정과 맞지 않는 텅 빈 교실의 증축 등 기계적인 행정이 이뤄지며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원인은 적정한 학교시설 기부채납 수준을 정하는 기준이 없는 데서 기인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2023년 9월 26일「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대책을 통해 ‘학교시설 기부채납 기준 마련’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23년 5월 31일 교육청 기부채납 관련 자체기준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기준을 살펴본 결과 기부채납 업무추진 시 분쟁 및 소송관련 사전대비를 위한 지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약서에 부제소 합의 내용을 포함하고 증축협약에 대한 공증실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계약이행보증서 발급·징수, 기부채납 미이행 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철회 및 공사중지 요청 등 사업자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 주된 내용인 것이다. 실제로 일선 교육청들은 이 지침에 따라 이행보증서 제출을 강요하고 공사중지 요구 등의 제제만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이 마련한 기준은 학생 증가요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적정 물량 산출이라는 정책 취지와는 동떨어져, 사업자에 대한 일방적 책임 전가와 행정적 압박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학교용지부담금 부담 완화 개정(6월 21일 시행 예정) 취지를 반영하여 2023년 9월 정부가 발표한 ‘학교시설 기부채납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주택건설사업에 따른 학교시설 확충이 필요할 경우 협약체결 시점에 교육청이 확충이 필요한 적정규모를 산정하도록 하고, 사업자가 부담하는 기부채납이 학교용지부담금을 초과할 경우에는 교육청 예산집행으로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등 기부채납에 따른 분쟁소지가 없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주 시점의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학급 수 등 기부채납 수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청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학급 수 조정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협의를 할 수 있는 법적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학급수 등 학교시설 기부채납 조정 기능을 부여하여, 입주시점의 실제 학생수를 반영해서 기부채납 수준을 조정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